반도체부터 전기차 부품까지…이재용, 삼성의 ‘급한 불’ 직접 챙겼다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진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 12일의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앞선 18일 귀국했다. 당초 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이 반도체 시장 현황 파악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으나, 이 부회장이 직접 전기차 부품 관련 일정도 소화했다고 밝히며 이목이 쏠렸다. 

 

 삼성이 생각하는 글로벌 격전지는 반도체와 전기차 부품 시장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 같은 ‘급한 불’을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관심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을 돌면서 주요 사업 파트너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보는 이 부회장이 직접 전기차 부품 관련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차후 삼성전자가 전기차 부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 현장을 점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헝가리 배터리 공장 외 고객사인 BMW, 하만 카돈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헝가리에는 삼성SDI의 괴드 공장이 있는데, BMW를 비롯해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고객사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해당 공장 및 핵심 고객사인 BMW 측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및 배터리 공급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이 부회장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던 것 역시 이 같은 일정을 염두해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3파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배터리 생산기지와 핵심 파트너사를 방문하면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삼성의 의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경쟁 구도가 굳혀진 리튬이온 전지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전고체 전지 분야에 삼성SDI가 투자와 연구개발을 집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울러 앞서 삼성이 향후 5년간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전략산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번 출장이 투자 방향 구체화를 위한 일정이라고 감안할 때 차량용 반도체 회사 인수 가능성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의 차량용 오디오 브랜드 하만 카돈도 방문해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상황을 점검했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돋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났으며, 벨기에에 위치한 종합 반도체 연구소 imec의 CEO와도 회동했다.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했던 건 ASML하고 반도체연구소(imec)에 가서 앞으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느꼈다”고 전했다. 미래 반도체 연구개발 현장을 목격한 이 부회장이 향후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에서 기술력 확보 및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위기관리가 가능한 조직문화와 기술력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후 그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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