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전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례적으로 아프리카 지역이 아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원숭이두창은 천연두(두창) 증상과 유사하다. 감염 뒤 주요 증상은 38도 이상의 발열과 오한, 근육통, 피로감, 발진 등이 있으며 특히 피부에 둥근 모양의 수포가 올라온다. 수포 질환은 2~4주간 지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도 원숭이두창 확산 조짐이 보이자 경계 태세 및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유럽·북미에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에 대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또 관련 대책반을 가동하고, 법정감염병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현재 31개국에서 확진자 473명, 의심자 136명이 나왔다고 파악했다.
질병청은 “관심 단계는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라며 “아직 국내 발생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확인될 경우엔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이 WHO를 인용해 밝힌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다. 다만 전파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호흡기보다는 감염된 사람의 피부, 수포와 접촉했을 때 몸에 있는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범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정부는 천연두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도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HK이노엔은 보유하고 있는 천연두 백신을 원숭이두창 예방 용도로 적응증을 확대·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데 따른 결정이다. 그간 HK이노엔은 정부에 대테러 대응용으로 2세대 천연두 백신을 납품해왔다. 이를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에 약 85%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진 데 따라 백신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임상 등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 유입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한 CP-COV03를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패스트 트랙을 신청하기로 했다. 회사는 미국 현지의 바이오 분야 전문 로펌을 통해 CP-COV03가 동물실험갈음규정 적용으로 패스트트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동물실험갈음규정은 미국 등 주요국이 천연두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일 경우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치료제로 승인하는 제도다. 회사 측은 FDA에 CP-COV03의 그간 동물실험 결과 등 관련 자료도 신속히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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