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임대차법… 전세시장 8월 위기론 확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매물, 보증금 대폭 인상 가능성↑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 끝… “영향 적을 것” 반론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 3월 1236건으로 집계, 1년 전 거래량 4495건과 비교해 72.5% 급감한 것으로 알려진 2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밀집지역 모습. 이는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같은 유동성 축소,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계속된 여파로 해석된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서울에선 실수요자의 구매력도 더 낮다는 분석이다. 2022.05.02. kkssmm99@newsis.com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전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후 첫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이 오는 8월부터 풀리는데, 이 때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재건축과 3기 신도시 대기물량 등으로 전세수요가 급증하면 최악의 전세난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4만1750건으로 올해 1월 1일과 비교해 19.7%, 임대차2법 시행 직후인 2020년 8월 1일과 비교해 30.1%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올해 초와 비교해 강동구(-48.4%), 성북구(-38.0%), 동대문구(-35.2%), 노원구(-33.3%), 광진구(-33.0%), 송파구(-29.5%), 동작구(-24.7%) 등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도 1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올해 1월 마지막 주 -0.02% 떨어지며 하락 전환한 뒤 4월 마지막 주까지 13주간 내림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격이 낮거나 선호도가 높은 신축 위주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보합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국의 전셋값은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다 2020년 7월 31일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뛰었다. 전국 기준으로 시행 전 3년 2개월 동안의 전세가격은 10.45% 상승에 그쳤지만, 시행 후 1년 7개월 동안에는 27.33%가 올랐다.

 

전셋값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매물은 줄면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3월 첫째 주 120.6에서 이달 첫째 주 128.2로 두 달 동안 7.6포인트(p)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전세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업계에선 이처럼 전세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첫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계약됐던 매물이 오는 8월 만료돼 시장에 풀리면 적잖은 충격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주인들이 4년간 전세금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상승 예측분까지 포함해 더 비싸게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갱신권을 적용하면 인상률이 5%로 제한되지만 신규 계약은 시세 수준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다. 이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올해 건설·부동산 경기를 전망하면서 전세시장이 6.5%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대로 청구권 만료 매물이 시장에 풀려도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사례들은 8월에만 집중된 게 아니라 임대차법 도입 이후 분산돼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즉 8월에 집중적으로 전세대란이 폭발하거나 등의 상황은 벌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임대차법의 존폐 여부도 주목된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임대차3법에 대해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임대차법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가격과 기간에 대해 우악스럽게 누르기보다는 임대와 임차 상호간 수요공급이 숨통이 트여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넓은 시야의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jh1218@segye.com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매물 게시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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