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빅스텝에 '백스텝'한 빅테크…서학개미들 한숨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 영향에 빅테크 기업을 매입한 서학개미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올해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상승세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으로 추락한 영향을 빅테크 기업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기에, 전문가들은 종목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시총은 최근 3거래일 간 2200억 달러(약 281조원)가 감소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 4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뒤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도 같은 기간 시총 1990억달러가 증발했다. 특히 이날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9% 이상 폭락해 약 두 달 만에 7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테슬라가 700달러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14일 이래 처음이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및 시총이 대거 빠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연준의 긴축, 인플레이션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에 저조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도 빅테크를 비롯한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을 가장 큰 시장으로 두고 있다. 상하이는 나스닥을 이끌던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 빅테크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서학개미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국내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6억4188만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3억9322만달러), 엔비디아(3억5544만달러), 알파벳(1억7580만달러), 아이오닉(1억1038만달러) 등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테슬라(8527만달러), 넷플릭스(6532만달러), AMD(5635만달러),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4690만달러),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인덱스 3X 레버리지 ETN(FNGU)(4345만달러) 등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은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기에,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자세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시장이 2020~2021년 유동성 장세, 실적 장세를 지나 2022년은 역금융 장세를 지나는 구간이다.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팽배해지는 시점에는 종목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고 저평가됐지만 향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살펴볼 때 둔화된 실적 모멘텀 및 수익성 전망에도 여전히 이익모멘텀과 영업이익률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원자재 업종 내에서 이익모멘텀의 지속성이 있는 종목을 선별해 변동성 구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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