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차례 금리 올린 한은…연내 기준금리 2%대 넘어설까

4%대 고물가 지속·연준 매파적 기조 강화 속
연내 2차례 이상 기준금리 추가 인상 관측
성장 하방 위험 보며 기준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도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면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가 2%대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센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은 역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성장 둔화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상에 속도를 조절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15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25bp 인상해 1.50%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아직 열리지 않아 사상 초유의 총재 공석인 상태로 금통위가 열렸지만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0.50%로 유지해오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25bp 인상한 이후 같은해 11월, 올해 1월, 4월까지 총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성격이 짙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급등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당장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라앉을 요인도 찾기 어렵다. 향후 국제유가,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4%대 물가가 당분간 이어질 이어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할 거라 전망했지만, 지난 14일 내놓은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선 이를 크게 상회할 거라고 예상했다.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은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미 연준이 다음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 스텝’을 예고하며 금리정상화에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 역시 이에 대응헤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외화 건전성 및 외환 보유액이 비교적 탄탄한 점은 다행스럽지만, 한미금리차 축소 또는 역전 가능성에 따른 외화유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하반기 경기 상황을 고려해 2차례가량 기준금리 이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성장 하방 위험을 보며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조절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 등을 고려한 것이다. 한은은 당초 3%로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 중후반으로 낮춰잡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해 연간 2회 더 금리가 올라 연말 기준금리는 2.0%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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