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공급망 ‘쇼크’ 현실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한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줄 서 있다. 뉴시스

[박정환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공급망 ‘쇼크’가 현실화됐다.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7년여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산업계는 생산, 수출, 판매 등에서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브렌트유 4월물 가격이 이날 오전 100.04달러를 기록했다. 북해브랜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6% 급등한 96.32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사작전을 선포하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끊기면 국제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한국의 경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항공, 철강, 화학,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전 업종에서 원가 상승 부담과 이에 따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원유를 수입해 온 국가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약 5375만배럴)로 7위다.

 

정유업계의 경우 단기적인 유가 상승으로 이익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전면전의 여파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 수요 위축 현상이 나타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자원부국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인도네시아, 캐나다,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필리핀 등 우리나라와 상호 의존성이 높은 9개 ‘자원부국’의 주한 대사들과 만나 원자재 공급망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주요 국가들 상호 간 통상협력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하고 유사 시 공급망 차질 가능성에 사전 공동 대응해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성과 복원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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