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서울 강서구 마곡, 경기도 과천으로 본사와 연구소를 속속 이전하면서 새로운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지역 모두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 집적지로, R&D 인프라 확충을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특히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동종 업체들이 밀집돼 있어 업체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한 입지조건과 인재영입 용이성 등으로 제약·바이오사들이 마곡, 과천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은 한국 최대 ‘바이오 메카’로 떠올랐다. 현재 LG화학, 코오롱생명과학을 비롯해 대웅제약, 신신제약, 한독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마곡지구로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를 준비 중이다. 마곡지구는 서울시의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된 대규모 개발지역으로 축구장의 513배인 366만5000㎡ 규모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한다.
기업들이 마곡지구로 몰리는 이유는 현재 판교가 포화된 상황인데다 유리한 입지 조건과 정부의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마곡은 일일생활권으로 편리한 교통 등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서울역을 연결하고, 9호선을 통해 김포공항과 강남을 잇는 문턱에 자리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마곡에 ‘대웅혁신큐브(DIC)’를 짓고 있다. 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할 수 있는 요람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DIC센터를 통해 스타트업에 필요한 전문가 연결, 비임상, 임상 뿐만 아니라 법무 회계 세무까지 내부에서 어려움 없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마곡 연구센터’를 2년여 만에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마곡일반산업단지에 건설된 연구센터는 건축면적 1128.13㎡, 연면적 1만3340.13㎡에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다. 공사 비용으로만 400억원이 투입됐다. 연구기획실, 연구개발실, 제제연구실, 분석연구실, 의약합성연구실, 약리독성연구실, 동물실험실, 연구지원실 등을 갖췄다.
67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신약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약개발에 특화돼 있는 판교중앙연구소와 본사에 있던 연구개발실을 함께 확장 이전했다. 현재 삼진제약 연구센터에서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 섬유화 질환, 안과 질환, 퇴행성 뇌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의 혁신 치료제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독과 제넥신이 공동 투자한 마곡 R&D센터도 올해 오픈할 예정이다. 신신제약도 판교에 있던 본사와 연구소를 마곡으로 모두 결집시킨다.
‘과천지식정보타운’도 제약 기업들의 R&D 전초기지로 꼽힌다. 안국약품과 JW그룹은 내년 신사옥에 입주할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R&D 역량 강화를 위해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 7BL 업무시설을 746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사옥은 2023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 본사 내 사업부서와 수도권 각 지역에 나눠져 있는 연구동, 안국바이오진단, 안국뉴팜, 빅스바이오 등 계열사가 모일 예정이다.
JW그룹도 과천지식정보타운에 통합 R&D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JW그룹은 통합 R&D센터로 흩어져 있는 R&D 인력과 인프라를 한곳에 모아 연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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