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박혜선 기자] 주부 A씨는 본래 쾌활하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자녀가 연이은 대입 실패로 재수, 삼수를 거듭하게 되면서 점차 남들과 만나는 것이 꺼려지기 시작했고,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니 잠이 잘 오지 않아 할 수 없이 병원을 찾았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대부분 평소 성격이 차분하고 내성적인 사람들만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씨처럼 평소 활발하던 사람들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A씨의 경우 자녀의 입시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가족 간의 불화, 부모로서 자책감과 자녀에 대한 서운함, 막막함 등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서서히 우울증에 빠져든 케이스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평소 소심하거나 어두운 성격을 가진 사람 뿐 아니라 겉보기에 밝고 명랑해 보이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스스로 자주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거나 A씨처럼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 없이 떠오르고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잠을 많이 자도 계속 피곤한 것 등도 우울증의 증상일 수 있다.
또한 식욕이 아예 저하되거나 반대로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로 인해 체중의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피로감이 잦고 에너지가 떨어지는 증상, 집중력이 저하되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증상 또한 우울증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심장 기능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누적되어 인체의 감정을 조율하는 기관인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되고, 심장이 지치면서 기력이 허해지며 에너지와 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우울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허약해진 심장을 다스리고 약해진 체력을 보충해줌으로써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우울증 환자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나약해서 그렇다고 다그치는 것은 병을 더욱 깊게 만들 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따뜻한 관심과 더불어 허약한 심장을 다스리는 치료, 그리고 규칙적인 수면과 산책 등 긍정적인 생활습관 만들기 등이 도움이 되며, 장기간 방치할 경우 더욱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