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진희 기자] 국내 2위 배달앱 업체인 ‘요기요’ 인수 경쟁에 신세계, 야놀자 등이 참여했다. 국내외 사모펀드를 비롯해 총 7~8곳이 인수 경합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당초 인수 후보로 알려졌던 롯데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 주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4일 저녁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앞서 롯데, 신세계, GS 등 유통 대기업과 SK텔레콤,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TPG 등이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다. 한때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은 애초에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참여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장에서 요기요의 매각가격은 1조~2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약 60%, 요기요 30%, 쿠팡이츠 7% 수준이다. 다만 최근 ‘단건배달’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한 쿠팡이츠가 요기요의 턱밑 수준까지 따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하려는 입장에서 조 단위의 몸값과 쿠팡이츠에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현재의 배달앱 시장 구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통기업들은 배달과 배송이 최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자사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에서는 SSG닷컴이 요기요 인수 주체로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그룹의 경우 요기요가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빠른 발’이 돼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이미 요기요와 이마트24의 협업을 진행 중인데, 이를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마트24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즉시 배달받을 수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서비스 적용 매장을 전국 1500여개 매장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1위 여행·숙박앱 운영사인 야놀자는 현재 플랫폼에 배달이라는 기능을 더해 플랫폼 활용도를 높이고 규모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야놀자 입장에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몸값을 높이는데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올해 8월 4일까지 DHK(요기요 운영사) 지분 100%를 매각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간 인수·합병(M&A)을 승인할 당시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DHK 지분 전량을 매각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처럼 시간이 매각 주체가 아닌 인수 주체의 편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선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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