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책… 종부세 딜레마 빠진 당정

세제 완화서 원안 유지로… 강성 지지층 눈치보기
새 지도부 신중론 무게… 납부 대상자 증가 부담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소득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정이 세제 완화 방안을 두고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심 회복을 목표로 부동산 세제 완화 의지를 내비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원안 유지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기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수정·보완을 논의하고 있지만 다주택자와 단기 거래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부터 인상된 종부세율이 적용되는 과세기준일은 6월 1일이다. 이 시점을 기해 개인이 보유한 주택·토지를 합산해 1가구 1주택을 기준으로 공시가 9억원을 넘으면 부과 대상이 된다. 올해는 전반적인 종부세율이 오르지만, 다주택자에게는 특히 오름폭이 크다. 

 

공시가 9억원을 넘으면 부과되는 종부세 기본 세율은 0.5~2.7%에서 0.6~3.0%로 0.1~0.3%p포인트(p) 오른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나 3주택 이상인 개인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0.6~3.2%에서 1.2~6.0%로 0.6~2.8%포인트 인상된다.

 

세제 중에선 서민·중산층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부담 완화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종부세는 후순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액수 조정(기준선 조정)은 신중해야 한다”며 “1주택자 공제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정이 종부세 완화 카드를 제시했다가 다시 후퇴 기류로 돌아서는 등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꼽힌다. 최근 집값 급등과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으로 세 부담이 과도하게 커졌다며 종부세 완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이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가구 1주택의 경우 종부세 적용 대상을 공시지가 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이 달아올랐다. 게시판엔 ‘정책 일관성이 곧 신뢰’,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 탈당하겠다’며 종부세 완화 방안을 성토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당지도부에 선출된 강병원 신임 최고위원도 3일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조치 의견과 관련해 “잘못된 처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여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돌아선 표심을 돌리기 위해 종부세 완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할지, 핵심 지지층 유지를 위해 기존 강경책을 고수해야 할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선 여당의 새 지도부가 출범하더라도 일단 신중론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나 재산세 부담 완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되 종부세의 경우 여론이 더 악화되지 않는 한 주도적으로 완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내달 1일부터 소득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 시행에 따라 2년 미만 보유주택과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인상된다. 1년 미만 보유 주택 거래시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10%포인트씩 오른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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