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성영 마켓핏랩 대표 “그로스해킹, ‘근거 기반의 성장’이 핵심”

정성영 마켓핏랩 대표. 사진=본인제공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정수기 렌탈 사업을 하는 A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무료 대여 기간을 늘려 보고, 사은품을 끼워주고, 판촉행사도 해봤지만 고객 수 증가는 지지부진했다. 고민 끝에 A씨는 그로스해커에게 컨설팅을 의뢰했다. 그로스해커는 ‘견적 시 고객들의 편의를 높일 때 신규 유입이 늘어난다’는 분석과 함께 ‘빠른 견적서 제공 서비스’ 도입을 제안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위의 내용은 실제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 컨설팅 사례를 각색한 것이다. 이처럼 상품 및 서비스의 개선사항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즉각 반영하여 성장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인 그로스해킹에 산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로스해킹 분야의 전문가인 정성영(40) 마켓핏랩/HKG 컨설팅 대표와 14일 인터뷰를 했다. 정성영 대표(사진)는 전 삼성전자 C랩 및 카카오벤처스 그로스 컨설턴트이며, Noom, Class101, 한국신용데이터 그로스 리드로 활약한 바 있다.

 

-‘그로스해킹’에 대한 관심도가 기업을 넘어 이제는 대중적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듯하다. 그로스해커에 대해 정의한다면.

 

 “그로스해커스닷컴(GrowthHackers.com)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숀 엘리스(Sean Eliss)가 10년 전쯤 그로스해커(Growth Hacker)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에 따르면 ‘시장보다 사업의 핵심 지표를 고민하는 사람’을 뜻한다. 즉, 지표의 성장을 고민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쉽게 말해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거 기반의 성장을 돕는 역할로 ▲분석가 ▲마케터 ▲기획자 ▲개발자의 4가지 분야의 역할을 통합적으로 수행한다. 

 

 분석가적 부분에서는 데이터를 뽑고 시험 테스트하고, 마케터 관점에서는 마케팅을, 기획자로서는 고객 심리 등에 대한 부분을, 개발자로서는 코딩 및 자동화에 대한 기술적 부분을 담당하는 셈이다.

 

 한 사람이 이 모든 걸 다 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각 분야 전문가로 ‘그로스 팀’이 구성된다. 기업 내부에 관련 팀이 꾸려질 수도 있고, 컨설팅 업체에 아웃소싱하기도 한다.”

 

-4개 분야 모두 과거부터 존재하던 직업(역할)이 아닌가. 그로스 팀으로 바뀌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과거에도 있었던 역할이긴 하지만, 단순히 이들을 한 팀으로 합쳐놓는다고 효율적인 결과를 내지는 못한다. 그로스 팀은 ‘크로스펑셔널(Cross-functional; 직군 간 협업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운영방식의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이 팀의 역할은 ‘공동의 핵심지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인 셈이다.”

 

-‘공동의 핵심지표를 고민하는 팀’이라는 건 어떤 것인가.

 

 “사례의 예시처럼 ‘모객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찾아 나가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면 ‘고객 늘리기’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할 때, 이를 위해 현재 가진 데이터를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놓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손볼지 아이디어를 모은다. 이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모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에 따른 결과를 정리하고 또다시 개선점 분석과 우선 순위화, 수정된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최적의 결과를 찾아 나가는 것이다.”

 

-그로스해킹 방법론을 도입하면 모든 사업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건가.

 

 “꼭 그렇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덜 된 산업의 경우 적용이 어렵다. 오프라인 중심의 리테일은 온라인 사업에 비해 방문자의 분류, 추적 등이 어려운 식이다. 판매 유통이 아닌 제조업 등의 경우도 데이터가 발생되고 쌓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길기 때문에 상대적 어려움이 있다.”

 

-경쟁력 있는 그로스해커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을 꼽자면.

 

 “업계에서는 ‘허슬링(Hustling)’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지표 성장을 위한 집념과 탐구 및 실행 능력이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4가지 분야(분석/마케팅/기획/개발)에서의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고 더불어 의사결정자,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 등이 함께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로스해커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 전망은 어떻다고 보나.

 

 “근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려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고, 화두가 되는 DT(Digital Transformation) 트렌드가 이런 변화를 가속할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그로스해커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관관계를 찾고, 근거 기반의 가설을 만들고, 이를 실험·운영해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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