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약국 등을 상대로 카드업계의 출혈경쟁이 여전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약사 등에게 최대 2.5%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약사 영업사원들에게 1%가 넘는 프로모션을 제공하면서 카드 소개를 종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몇몇 제약사 영업직원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약사들을 대상으로 의약품결제시 결제금액의 2.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 있다.
해당 블로그 글은 "VVIP카드인 이 카드로 결제하면 기본적립률 1.2~1.5%에 약사님들만 특별히 올해 12월까지 월 1000만원 이상 의약품 결제시 추가로 1%를 적립해준다"며 "즉 약국장님들 의약품결제금액은 총 2.5% 적립돼 어떤 약사카드보다 적립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통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을 통해 도매의약품을 약국이나 병원 의사에게 판매한다. 이 때 카드사들은 영업사원들에게 자사 카드로 대금 결제를 요청하면서 영업사원들에게 1%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이를 노려 약국의 약사, 병원 의사에 해당 카드를 소개하는 것이다.
약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비용할인 한도는 거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결제하는 경우 1.8% 이하의 비용할인이 최대다. 포인트에 해당하는 적립점수는 의약품 결제금액의 1% 이하만 허용된다.
다만 약품 대금결제 전용이 아닌 일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예외다. 카드사들이 이를 악용해 약사 전용으로 고율의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카드 판매 촉진을 위해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1%가 넘는 프로모션을 주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카드사가 제시한 프로모션 등 혜택을 받기 위해 약국 약사, 병원 의사에게 해당 카드를 소개해주는 식"이라며 "약품 대금결제 전용이 아닌 일반 카드의 기본 적립률 1.5%에 영업사원이 제시하는 1%포인트의 적립률을 합하면 2.5% 수준의 적립률이 나온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카드사들이 의약품을 비롯해 국세 및 지방세 납부·신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결제 회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는 식의 과당경쟁을 중단하라고 행정지도한 바 있다.
그러나 행정지도는 일종의 권고로 법적 조치는 불가능해 이같은 카드사의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 카드사가 회원에게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며 근거 법령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별도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행정지도 이후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할 지는 금융위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카드사들의 약국 불법 마일리지 제공 문제가 지적되면서 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달 복지부와 의약품 구매 대금을 전용으로 결제하는 의약품구매 전용카드 도입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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