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 수목극 제3차 대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첫날인 5월30일에는 KBS 2TV '각시탈'이 12.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1위 출발했다. MBC TV '아이두 아이두' 10.5%, SBS TV '유령' 7.6% 순이었다. 다음날인 5월31일에는 '각시탈'이 12.4%로 1위를 지켰지만 1회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아이두 아이두' 역시 9.8%를 기록, 2위 는 유지했지만 1회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3위 '유령'은 주인공인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팀장 '김우현'(소지섭)이 죽고 친구이자 라이벌인 천재해커 '박기영'(최다니엘)이 전신성형을 통해 김우현이 되는 반전 카드를 앞세워 8.9%로 1.3%포인트 상승을 이뤄냈다.
이들 드라마가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동안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첫 공포영화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감독 김태경) 관계자들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주연배우 주원(25) 덕이다. 주원은 이 영화에서 여자친구 '세희'(박보영), 여자친구의 여동생 '정미'(강별) 등과 함께 끔찍한 저주의 매개체인 영상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사이버 범죄 수사대 아르바이트생 '준혁'으로 호연을 펼쳤다.
바로 그 주원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수목극 1위 '각시탈'이다. 주원은 이 드라마에서 종로경찰서 경무보 '이강토'로 나와 항일의 아이콘 '각시탈'인 형 '이강산'(신현준)과 숙명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특히 부친과 형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면서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제의 앞잡이가 돼야 했던 사람으로서 갖게 되는 복잡한 심경을 눈빛과 표정으로 제대로 표현해내 시청자의 찬사를 받고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은 덤이다.
'미확인 동영상'이 기쁜 이유는 단지 그 뿐만이 아니다. 시청률 상승을 시작한 '유령' 때문이기도 하다.
'유령'은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한다. 해커들은 타인의 노트북에 달린 카메라를 마음대로 조종해 그 사람을 엿보기도 하고, 타인의 ID를 도용해 자기 맘대로 글을 쓰기도 한다. 6일 방송되는 3회부터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악플과 관련한 내용이 등장할 것임이 2회에서 슬쩍 비쳐지기도 했다.
'미확인 동영상'에서도 모든 사건의 원인은 불특정 다수에 의한 악플이다. 또 노트북 카메라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 아무도 보지 않는 줄 알고 방에서 속옷만 걸친 채 벨리 댄스를 추는 정미의 모습을 도촬하고, 이를 정미 이름으로 인터넷에 공개한다. 준혁이 아르바이트생이지만 사이버 범죄 수사대에서 일하는 것도 묘한 공통점이 있다.
'미확인 동영상'이 개봉일을 5월30일로 잡은 뒤 만 15세 이상 10대를 타깃으로 하는 공포영화로서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흥행 환경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배급사 쇼박스 최근하 홍보과장은 "뜻하지 않게 TV 수목드라마가 우리 영화와 묘하게 연결이 돼 드라마의 인기가 영화 흥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하나 남은 '아이두 아이두'에서 여주인공 김선아씨가 우리 영화의 강별씨처럼 벨리댄스를 추는 장면만 나와준다면 정말 감사할 것"이라고 반겼다.
'미확인 동영상'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맨인블랙3'(감독 베리 소넨필드)와 한국영화 흥행작 '내 아내의 모든 것'(감독 민규동), 신작 '차형사'(감독 신태라)가 각각 500개 전후 상영관을 갖고 3파전을 벌이는 극장가에서 300개 전후 상영관만으로 누적 관객 35만명을 앉히며 순항 중이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미확인동영상, 고맙다 각시탈과 유령…뭐가?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